30여명의 보이스 피싱 피해자를 돕기도
지역내 보이스피싱 사고가 있다면 얼마든지 대처방법을 공유하고 돕겠다
출처 : 본뉴스(https://www.bonnews.co.kr)
보이스 피싱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를 돕고, 범인을 체포할 수 있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택시 기사와 은행원,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여전히 진행 중인 심각한 사안이다.
특히 시골의 경우는 보이스 피싱에 심각할 정도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보이스 피싱이 아닌 대면 피싱도 이뤄지고 있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예방 교육이 필요해 보이지만, 명확한 대처법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지난 22년 10월, 충남과 전북 일대를 대상으로 대면 피싱 사기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케이블 TV 설치 기사가 AS를 명목으로 기존 고객들의 자택을 찾아가 잠시 휴대폰 설정을 해주겠다고 속인 뒤 소액결제를 진행하거나, 휴대폰의 통신사를 알뜰폰으로 변경시킨 뒤 결제 문자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적게는 100만 원에서 크게는 400만 원 안팎의 금액을 유용하는 사기를 벌여 이슈가 된적이 있다. 해당사건은 장수경찰서에서 지역별 피해 현황을 종합해 피의자를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유사 범죄가 만연하다는 평가다.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지역을 5년 단위로 지정하고 있다.
임실군 오수면은 직접적으로 인구감소의 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곳으로, 거주자의 상당수가 고령자로 구분되고 인구의 유입이 끊긴 대표적인 인구감소지역에 속한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22년 10월, 대면 피싱에 대한 피해를 최초로 확인해 피해자들의 사례를 종합해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휴대폰 매장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
오수에서 만난 매장 관계자는 최근까지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물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돕기 위해 대처 방법을 마련해 여러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는데 지역 내 불안과 문제의 심각성이 상당하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주목할 점은 젊은 사람들이라면 당하지 않을 법한 피싱과 국민 다수가 인지하고 있는 사기 수법에 대해, 여전히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는 어르신들이 지역 내에 여럿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주민이 고령이라는 이슈가 있기도 하지만, 피해 사례가 공표되기 전에는 많은 젊은이들 역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바로 보이스 피싱이다.
어르신들의 경우는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고 쉽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상황을 두고 파악을 해보니 임구감소지역의 경우 디지털 취약계층에 속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를 도울 수 있는 일손과 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이다.
얼마 전, 보이스 피싱으로 수천만 원의 피해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 사건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 이 사건의 피해자는 대략 2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잃게 될 상황에 놓였으나 평소 교류가 있던 휴대폰 매장에 방문해 피해 금액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의 휴대폰이 먹통 상태인 것을 확인한 뒤 평상시와 다른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기능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니라 온라인 전용 알뜰폰 통신사로 개통이 된 상황이었고, 이상 상황임을 감지해 바로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주거래 은행에 사고 접수를 하는 한편, 금융 거래를 원천 차단해 혹시라도 나타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끔 조처했다고 말했다.
이후 누군가 임의로 개통한 알뜰폰 통신사의 정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했고, 피해액 등을 확인해 보니 약 4천만 원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는데, 회사 이동이 확인된 지 약 20분 만에 최초 700만 원이 인출됐고, 이후 2시간 동안 3천여 만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카오톡에 접속해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제 이 금전 요구에 응한 지인들의 피해까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일부 알뜰폰 회사의 시스템을 꼬집었다. 온라인으로 운영해 사용자의 휴대폰에서 인증과정만 거치면 얼마든지 개통이 가능하다는 점과, 문제 상황을 인지해 어떤 조처를 해야 할 타이밍을 맞이한다고 해도 고객센터가 업무를 종료한 시간대를 이용해 피해자가 당장 어떤 조치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임실군 오수면 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사한 형태의 사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피해 현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위 형태의 보이스 피싱에 노출되게 되면 결국 문제를 인지한다고 해도 당장의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해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이미 오랜 기간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며 인식에 대한 변화는 생겼지만, 생각보다 많은 지역 주민이 부고장 피싱과 택배 피싱 등에 노출되고 있고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매장을 찾는 어르신들의 경우는 URL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과 혹시라도 해당 버튼을 눌렀거나 의심이 가는 상황이 생길 때 금융기관에 연락해 문제를 최소화할 방법을 알려 드리고는 있지만 당사자가 직접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거나 피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 경우는 시간과 상관없이 저에게 전화를 달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경찰에 신고를 하면 피해에 대한 접수만 되지 당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발 빠른 대처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싱문제로 내방을 한 피해자들에게는 APK 파일 여부를 확인해 어플을 삭제하거나 초기화를 진행하고 소액결제 차단 여부를 확인해 혹시 허용인 상태라면 결제된 내용을 확인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차단하고, 금융기관에 연락해 피해가 의심될 만한 파트의 모든 서비스를 정지시킨 뒤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의 조처를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라면 침착한 대처가 어려울 수 있고, 또 고령이라면 매끄럽게 할 수 없는 일을 마치 메뉴얼이 있는 것처럼 명료하게 설명했다.
관계자는 지금까지 30여 건의 피싱사례를 경험했고, 방문해 주시는 분들의 사례를 분석하다 보니 대부분이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를 설명했다. 경험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 됐고,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없다는 사실과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관련 피해가 있으면 보다 빠르게 피해를 줄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의 대처법을 일깨워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만나본 임실군 오수면의 유일한 휴대폰 매장의 관계자는 20여 년간 오수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전길윤 사장이었다.
매장에 찾아온 70대 어르신은 "전 사장 없으면 우린 뭐 아무것도 못 해, 진짜 불법 빼고는 다해준다고 봐야지 우리 동네 일꾼이야! 일꾼"이라고 말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열심히 한해 한해 살아오신 분들이거든요. 보이스 피싱 때문에 몇 년 치 농사로 모은 돈들이 한 번에 없어지는 거예요. 얼마나 억울합니까? 제가 있는 한 오수에서는 어떻게든 보이스피싱에서 지켜드리겠다."라며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바로바로 찾아주세요. 괜히 혼자 끙끙거리 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면 정말 큰일 납니다."
인구의 고령화와 감소, 그리고 출생률의 감소는 이미 대한민국의 심각한 문제다.
여기에 디지털 소외계층을 노린 보이스 피싱까지. 누군가가 곁을 지키고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무분별한 위험에 노출된 고령자의 경우 확실히 잠재적 피해를 당할 환경에 놓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KMSA)의 관계자에 따르면 특정 지역 경찰청과 보이스피싱에 대한 MOU를 체결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경찰청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고 했다. 전국 골목 상권에 자리한 휴대폰 매장들이 보이스피싱에 관한 예방 교육 등을 이수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인구감소지역 등 보이스 피싱 위험군에 속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들이 있었다.
어떤 기약없이 누군가가 나서서 지역의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관심과 참여를 일방적으로 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보이스 피싱의 피의자에 대한 처벌과 체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잠정적 피해자를 위한 예방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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